'실용' 정부와 외교 강조한 이재명 대통령의 취임식
4일 취임한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오전 열린 취임식에서 "정의로운 통합정부, 유연한 실용정부"의 방향을 제시했다.
첫 일정으로 국립 서울현충원에서 참배를 마친 이 대통령은 오전 11시께 국회를 찾아 취임 선서를 하고 '국민께 드리는 말씀'을 통해 "이번 대선에서 누구를 지지했든 크게 통합하라는 대통령의 또 다른 의미에 따라, 모든 국민을 아우르고 섬기는 '모두의 대통령'이 되겠다"고 밝혔다.
지난 몇 달간 보수와 진보 진영을 중심으로 갈라진 사회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이제부터 진보의 문제란 없고, 보수의 문제도 없다"며 "공존과 통합의 가치 위에 소통과 대화를 복원하고 양보하고 타협하는 정치를 되살리겠다"고 말했다.
또 윤석열 전 대통령의 계엄령 선포로부터 비롯된 사회적 혼란에 대해 "국민이 맡긴 총칼로 국민주권을 빼앗는 내란은 다시는 재발해선 안 된다"며 철저한 진상 규명을 약속했다.
'실용적 시장주의, 실용외교, 문화강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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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이 대통령은 경제와 외교안보, 문화 등에 대한 정책 방향성도 제시했다.
그는 "실용적 시장주의 정부"를 약속하면서 능동적 기업 활동을 보장하기 위해 규제를 네거티브 중심으로 변경하고, AI, 반도체 등 첨단 기술 산업에 대한 대대적인 투자와 재생에너지 생산 확대 등을 약속했다.
또한 성장을 가로막는 양극화에서 벗어나 성장발전전략을 전환하여 "균형 발전, 공정성장 전략, 공정사회"로 나아가 "모두 함께 잘 사는 나라"를 만들겠다고 덧붙였다.
외교 분야에 대해서는 "국익 중심의 실용외교를 통해 글로벌 경제, 안보환경 대전환의 위기를 국익 극대화의 기회로 만들겠다"며 "굳건한 한미동맹을 토대로 한미일 협력을 다지고, 주변국 관계도 국익과 실용의 관점에서 접근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대북 관계에 대해선 "한미군사동맹에 기반한 강력한 억지력으로 북핵과 군사도발에 대비하되, 북한과의 소통 창구를 열고 대화 협력을 통해 한반도 평화를 구축하겠다"고 설명했다.
한국 문화산업 발전에 대한 언급도 있었다.
이 대통령은 "적극적인 문화예술 지원으로 콘텐츠의 세계 표준을 다시 쓸 문화강국, 글로벌 소프트파워 5대 강국으로 도약하겠다"고 말했다.
한미일 정상들의 반응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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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재명 대통령의 취임에 따라 지난 6개월 간 '권한대행'으로 대신 채워졌던 외교도 다시 정상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재명 대통령 당선 이후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은 이 대통령에 축하 인사를 건네고 한미동맹을 강조했다.
루비오 국무장관은 현지시간 3일 성명을 통해 "이 대통령이 14번째 한국 대통령으로 선출된 것을 축하한다"며 "우리는 지역 안보를 강화하고 경제적 회복력을 높이며 공동의 민주주의 원칙을 수호하기 위해 한미일 3국 협력을 계속 심화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르면 4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도 통화를 할 것으로 보인다.
한 외교 소식통은 양국 정부가 이날 오후 두 정상이 전화 통화를 하는 방향으로 일정을 조율 중이라고 전했다.
이번 통화가 이루어진다면 이 대통령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축하 메세지에서 나아가 북핵이나 관세, 방위비, 한미정상회담 등에 대한 실무적인 이야기가 오갈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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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도 이날 이재명 대통령에게 당선 축하 전문을 보냈다.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시 주석은 이 대통령에게 "중국과 한국은 중요한 이웃이자 협력 동반자"라며 "수교 33년 이래 양국은 이데올로기와 사회 제도의 차이를 뛰어넘어 손잡고 나아가면서 함께 성취했고, 양국 관계의 평온하고 건강한 발전을 이뤘다"고 말했다.
또한 시 주석은 "현재 세계에는 100년 만의 변화가 가속하는 가운데 국제·지역 형세의 불확실 요인이 늘어나고 있는데, 세계와 지역의 중요 국가로서 중국은 한국과 함께 수교의 초심을 지키고 선린우호의 방향을 굳게 하며 호혜 목표를 견지할 의향이 있다"고 전했다.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도 같은 날 이 대통령의 당선과 관련해 "한국 국민이 선택한 결과에 대해 경의를 표하고 축하한다"고 전했다.
이시바 총리는 "올해는 특히 한일 국교정상화 60주년이 되는 해"라며 "가슴을 터놓고 적극적인 교류를 통해 강한 유대관계를 갖고 싶다"고도 밝혔다.
그러면서 "아직 (방한 여부와 관련한) 이야기를 나누지 못했지만 조속히 정상회담을 갖길 바란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