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위 없이 당선 순간부터 '대통령' 된다… 4일 국회서 '미니 취임식'

제21대 대통령 선거 투표일인 3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에서 관람객들이 입장을 위해 줄을 서 있다

사진 출처, News1

사진 설명, 제21대 대통령 선거 투표일인 3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에서 관람객들이 입장을 위해 줄을 서 있다

조기 대선으로 치러진 제21대 대통령 선거는 당선이 확정되면 그 순간부터 바로 대통령의 임기가 시작된다.

통상 대선에서는 전임자의 임기가 끝난 다음날 0시에 새 대통령 임기가 개시되지만, 헌법재판소가 대통령 파면을 결정해 '궐위'에 따라 실시되는 이번 대선은 당선인 신분을 거치지 않고 당선이 결정된 즉시 임기가 개시된다.

투표는 4일 오후 8시까지 진행되며, 이후 개표 작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보궐선거인 만큼 일반 대선보다 2시간 늦은 오후 8시 이후 개표가 진행된다"고 설명했다.

이르면 자정께 당선인 윤곽이 드러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많지만, 투표율, 접전 여부, 개표 상황에 따라 최종 결과 발표 시점은 달라질 수 있다.

언제쯤 당선 알 수 있을까?

역대 사례를 보면, 2017년 궐위로 치러진 19대 대선에서는 밤 10시쯤 문재인 후보의 당선 유력 결과가 나왔고, 2022년 20대 대선에서는 이튿날 오전 2시쯤 윤석열 후보의 당선 유력이 확인됐다. 이번 대선의 개표는 4일 오전 6시께 완료될 것으로 예상된다.

개표가 끝나면 선관위는 전체 위원회를 소집해 당선인 결정안을 의결한다. 회의는 대선 다음날인 4일 오전 7~9시 사이 열릴 예정이며, 의사봉이 두드려지는 순간부터 신임 대통령의 임기가 공식 개시된다. 이와 함께 국군 통수권 등 대통령의 고유 권한은 이주호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으로부터 새 대통령에게 자동으로 이양된다.

취임 행사는 대선 다음날인 4일 취임 선서 위주로 간소하게 열릴 것으로 보인다.

2017년 궐위 대선으로 당선된 문재인 전 대통령도 대선 다음날 국회 로텐더홀에서 주요 인사 3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간소하게 취임식을 가졌다.

당시 행사 명칭은 '취임식'이 아닌 '취임선서식'으로 정했으며, 개회식 선언, 국민의례, 취임 선서, 국민께 드리는 말씀 순으로 진행됐다. 보신각 타종, 군악·의장대 행진, 예포 발사 등 대규모 의전은 모두 생략됐다.

이번 신임 대통령 역시 이 같은 전례를 따를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신임 대통령이 직면할 과제는?

이번 대선에서 누가 승리하든 신임 대통령은 당장 외교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BBC 서울 특파원 진 맥킨지는 새 대통령이 즉시 마주할 최대 과제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고위급 협상을 꼽았다. 대통령 공백 이후 한국이 대선을 치르는 동안 이 협상은 멈춘 상태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산 제품에 높은 관세를 부과해 왔고, 전문가들은 이 문제가 풀리지 않으면 경제 위기로 번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 한국은 안보 보장을 위해 미국과의 방위 동맹을 유지해야 하는데 최근 주한미군 일부 철수 가능성이 거론되며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진 특파원은 새 대통령이 중국과 어떤 관계를 구축할지도 중요한 숙제라고 지적했다. 또한 핵을 보유한 북한의 위협이 점점 커지는 상황에서 어떤 대응 전략을 세울지도 핵심 과제다.

양측 주요 후보들의 입장은 크게 갈린다. 김문수 후보는 군사력을 강화해 북한을 압박하겠다는 입장이고, 이재명 후보는 끊긴 남북 대화를 다시 열고 중국과의 관계도 넓히겠다고 밝혔다. 다만 이 경우 미국과의 관계가 틀어질 위험이 있다는 우려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