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트럼프가 좋아하든 싫어하든 행동하기로 결정한 이스라엘

사진 출처, EPA
- 기자, 톰 베이트먼
- 기자, BBC 국무부 특파원
- Reporting from 워싱턴 DC
그동안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 가능성을 둘러싸고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간 긴장이 점점 고조되었다는 점은 분명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네타냐후 총리에게 미 행정부가 이란과 핵 협상을 진행하는 동안 이란을 공격하지 말고 기다리라고 촉구했다.
하지만 이번에 이스라엘은 자신들이 행동할 기회를 포착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이스라엘은 지난해 가장 큰 억지력이었던 레바논 내 헤즈볼라 세력이 약화하며 지금이야말로 이란이 지역 내에서 가장 약화한 상태라고 본다.
이러한 판단 속에서 네타냐후 총리는 설령 미국이 반대하더라도 지금이 행동할 시점이라고 결단했다.
한편 이스라엘의 가까운 동맹국인 미국의 마르코 루비오 국무장관은 12일(현지시간) 전개된 이스라엘의 공습 소식 이후 발표한 짧은 성명에서 이는 이스라엘의 "일방적인 행동"이었다며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미국은 이번 이란 공습에 관여하지 않았으며, 우리 최우선 과제는 해당 지역 내 미군 보호"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루비오 장관은 이스라엘이 미국 측에 이번 이란 공격은 "자기방어를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고 설명했다고 덧붙였다.
현재 백악관은 이번 이스라엘의 군사 행동에 대해 공개적으로 거리를 두는 모습이다. 이는 당분간 이 갈등에 개입하지 않겠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지난해 이스라엘이 역내 분쟁을 확대했을 당시에도 비슷한 상황이 전개된 바 있다. 미국은 분쟁의 확산을 억제하고, 이스라엘의 방어를 지원하긴 했으나, 무엇보다도 자국이 휘말리는 것을 피하는데 집중했다.
이번 이스라엘의 공격 몇 시간 전까지도 미국 관리들은 이스라엘이 행동에 나서더라도 미국은 공중 급유를 포함해 지원하지 않겠다고 브리핑했다. 이는 이란을 향한 메시지였다.
한편 이번 루비오 장관의 발언이 최근 몇 주간 트럼프와 네타냐후 사이에 생긴 균열을 반영한 것인지, 아니면 역내 자국군 기지가 보복 대상이 되는 것을 피하려는 미국의 전략적인 거리 두기인지는 아직 불분명하다.
루비오 장관은 이란의 반격에 맞서 이스라엘의 방어를 돕겠다는 언급도 하지 않았다. 결국 미국은 지원하게 될 것으로 보이나, 미 당국이 공개적으로 말하지 않은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이스라엘은 공습 전에 미국과 "전면적이고 온전한 합의"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미 정부는 이렇게 보지 않고 있는 듯하다.
그러나 루비오 장관은 "명확히 하겠다. 이란은 미국의 이익이나 인력을 표적으로 삼아서는 안 될 것"이라며 이란 정권에 경고를 남겼다.
이러한 경고는 이스라엘의 방어 역량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실제로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습했을 때 이스라엘 곳곳에서도 공습 사이렌이 울리며 시민들의 잠을 깨웠다. 이란의 보복 공격은 이제 거의 기정사실로 되는 분위기다.
그렇다면 이제 미국이 이스라엘의 방어를 얼마나 도와줄지가 핵심이다.
지난해 미국은 2차례에 걸쳐 결국 개입했다. 그러나 문제는 상황이 매우 빠르게 통제 불능 상태로 전개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지난해에는 부분적으로 이스라엘과 동맹국 간 긴밀한 조율이 느껴졌으나, 이번에는 거의 느껴지지 않는다. 이번 상황은 훨씬 빠른 속도로, 통제되지 않은 방식으로 전개되고 있다.
앞으로 몇 시간, 며칠이 매우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